김영하 『검은 꽃』~우리 나라 민초들은 왜 항상 이런가요-_-?

검은 꽃 - 8점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김영하와 즐겁지않은 첫 만남을 가지고 함께 빌려온 『검은 꽃』을 읽을까 말까 고민했지만 이왕 빌려온 거 읽어보자라는 마음에 펼쳤는데 읽기로 결정한 그 때의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배경은 일제강점기가 눈앞에 다가온 1905년의 조선. 조국에서 희망을 잃은 사람들은 희망을 찾아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외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기나긴 항해동안 여러가지가 무너져내린다. 신분의 벽이 제일 먼저 쉽게 무너져내리고 다음에는 인간으로써의 존엄성이 흐릿해진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곳은 멕시코. 그들을 맞아주는 건 희망이 아니라 내리쬐는 태양과 온 몸에 생채기내는 에네켄이었다.

읽는 내내 숨이 턱턱 막혔다. 어째서 우리 나라는 이렇게도 힘이 없었을까. 어째서 우리 나라는 이렇게도 힘이 없을까.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 나라 민초들은 그럼에도 '우리 나라'를 놓지 못할까. 김이정과 이연수의 러브스토리나 김이정과 요시다의 동성애 분위기는 굉장히 뜬금없었지만 전체적인 책은 좋았다. 김영하의 다른 책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어쩌면 우리 모두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어.
왜놈이나 되놈으로 죽고 싶은 사람 있어?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 이정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차라리 무국적은 어때? 독석이 말했다. 이정은 고개를 저었다.
죽은 자는 무국적을 선택할 수 없어. 우리는 모두 어떤 국가의 국민으로 죽는 거야. 그러니 우리만의 나라가 필요해. 우리가 만든 나라의 국민으로 죽을 수는 없다 해도 적어도 일본인이나 중국인으로 죽지 않을 수는 있어. 무국적이 되려고 해도 나라가 필요한 거라구
2009/08/11 23:46 2009/08/11 23:46
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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